(간추린) 가톨릭 교리서 - 26과 : 혼인 성사
제26과 혼인성사
(제1601-1666항)
“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에페 5,31-33. 창세 2,24 참조)
“창조주께서 제정하시고 당신의 법칙으로 안배하신,
생명과 사랑의 내밀한 부부 공동체는
인격적인 합의로 맺은 결코 철회할 수 없는
계약으로 세워진다”
(사목 헌장, 48항)
혼인의 소명은 창조주께서 내신 남자와 여자의 본성에 새겨져 있으며, 주 그리스도께서는 세례 받은 남녀의 결합을 성사의 품위로 들어 높이셨다. 인간 대사(大事)에 결혼만 한 것도 없다. 그래서 어느 시대 어느 민족이나 결혼을 성대한 의식으로 거행하여 그 의미를 되새겨 왔다. 결혼이 얼마나 중대한 인간사인지 성경은 잘 말해 주며, 이를 성사의품위로 들어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혼인의 소명을 수행하는 것은 결코쉬운 일이 아니다(마태 19,11 참조).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태 19,26) 는 예수님의 말씀은 혼인성사에도 해당된다.
1. 혼인성사란 무엇인가?
성경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여자의 창조 이야기(창세 1─2장) 로 시작하여 어린양의 혼인 잔치 이야기(묵시 19; 21장)로 끝맺는다.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과 그 신비, 혼인의 제정과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의미, 그 기원과 목적, 죄로 인한 혼인의 어려움, 마침내 그리스도와 교회의 새 계약[新約] 안에서 이루어진 혼인의 새 의미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남녀의 사랑을, 당신이 사람을 사랑하시는 그 절대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의 표상이 되게하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창세 2,24) . 혼인의 신비를 밝히는 한처음의 이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확인하셨고(마태 19,4-6), 바오로 사도는 이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을 두고 한 말이라고 천명한다. “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에페 5,31-32) .
혼인성사는 바로 이 같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새 계약 안에서 이루어지는 남녀의 결합을 말한다. 그리스도인 남녀의 결합은 그리스도와 교회가 맺는 계약, 곧 신비로운 혼인의 효과적인 표징인 성사가 된다. 그리스도인의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에서 흘러나오는 은총을 나타내고 또 그 은총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참으로 성사이다.
혼인 합의와 혼인의 완결
교회는 신랑 신부가 서로 자유로이 혼인 합의를 교환하는 행위를 혼인 성립의 불가결한 요소로 본다. 합의가 없으면 혼인은 성립되지 않는다. 혼인 예식 중에 주고받는 합의는 다음과 같다. “나는 당신을 아내로(남편으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할 때나 아플때나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신랑 신부를 결합시키는 이 합의는 두 사람이‘한 몸’ 을 이룸으로써 완결된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혼인
그리스도인 남녀의 결합은 일반 혼인과는 다르게‘혼인성사’ 로 드높여진다. 따라서 신자 남녀는 교회 안에서 혼인성사를 받아야 한다. “교회 안에서” 라는 말은 사제의 주례로 교회 공동체와 증인들이 보고 듣는 가운데 신랑 신부가 혼인 합의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혼인은 세 가지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사회적인 면(“부모를 떠나”)과 정신적인 면(“아내/남편과 결합하여”)과 육체적인 면(“둘이 한 몸을 이룬다” ) 이 그것이다. 법적이고 사회적인 면을 무시하면 혼인은 성립되지 않는다. 교회 안에서 공적으로 혼인 합의를 주고받아야 비로소 둘이 한 몸을 이룰 수 있다.
이로써 교회가 혼인의 증인이 될 뿐 아니라, 그 혼인은 곧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 안에 통합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목숨을 바쳐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가 온갖 박해를 무릅쓰고 그리스도께 신의를 지키듯이, 남편과 아내는 사랑과 신의로써 혼인 생활을 완수하게 된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에서 흘러나오는 풍성한 은총은 그 혼인의 육체적, 정신적, 영적 열매를 풍성하게 맺어 줄 것이다. 교회 공동체는 공적으로 표명된 혼인 합의가 충실하게 지켜지도록 도와주고 보호한다.
혼종혼인과 비신자와의 혼인
교회는 그 자녀들이 일반‘혼인’ 이 아닌‘혼인성사’ 를 받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법으로 다른 종교 다른 종파의 신자나 비신자와 혼인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한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그 같은 혼인을 할 경우에는 교회의 허가, 곧 관면(寬免)을 받아야 한다. 이 역시 신자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중요한 교회 법규이다. 이때 가톨릭 신자는 혼인 후에도 신앙생활을 계속할 것이며, 자녀에게 세례를 받게 하고 그 신앙생활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한다.
2. 진정한 부부애에서 우러나는 신의
혼인성사의 목적은 진정한 부부애이다. 그리고 부부의 참사랑은 신의를 가져온다.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
부부애의 신의는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요구한다. 단일성이란 그 누구도 배제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을 말한다. 한 남자만을 남편으로 사랑하고, 한 여자만을 아내로 사랑하는 혼인의 단일성은 꼭 지켜 내야 할 부부의 지고한 소명이다.
부부애의 신의가 요구하는 불가해소성도 마찬가지이다. 이혼 풍조가 만연한 오늘날 죽음만이 혼인의 결합을 갈라놓을 수 있다는 말은 너무 교조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하느님만이!) 혼인의 신의를 지키도록 도와주실 수 있고, 또한 지켜 주신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마태 19,6) . 단 한번의 합의로 일생 서로 사랑하며 존경하는 혼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디에서 인간의 성실하고도 변함없는 사랑을 발견할 수 있겠는가? 성경은 이런 부부애만이 진정한 사랑임을 증언하고 있다.
부부의 사랑
사랑은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엄숙한 진실이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 15,13) 는 말씀은바로 그런 뜻이다.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것은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도 이렇게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에페 5,25.27-28)
혼인의 신비는 마지막 날 완성될 것이며, 그때까지 그리스도와 교회는 혼인성사에서 흘러나오는 넘치는 은총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의 혼인을 지켜 줄 것이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묵시 21,1-2)
3. 가정은 교회이다
혼인 제도 자체와 부부 사랑은 그 본질적 특성에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지향한다. 이로써 혼인은 그 정점에 이르며 월계관을 쓰는 셈이 된다. “처음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신” (마태 19,4) 하느님께서는“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라.” (창세 1,28) 하시며 부부에게 복을 내리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마리아에게서 태어나 나자렛 성가정에서 자라셨다. 그리고 가정에서 기도와 하느님의 진리, 사랑과 섬김, 자유와 책임 등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을 배우셨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신앙생활의 첫 번째 학교, 더욱 풍요로운 인간성을 기르는 학교이다. 그것은 진정 가정 교회이다.
‘가정 교회’ 인 가정과‘큰 가정’ 인 교회는 어려운 가정, 무너진 가정, 가정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 온 인류 가족의 행복을 이루어 내야 할 소명을 지니고 있다.
핵심 요약 / 문 답 혼인성사는 무엇입니까? 혼인성사의 은총은 무엇입니까?
말 씀 | 하느님과 사람의 혼약 “정녕 총각이 처녀와 혼인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나는 너를 영원히 아내로 삼으리라.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자.
새 김 | 혼인성사 (테르툴리아누스의 글) “교회가 맺어 주고, 봉헌으로 확고해지며,
기 도 | 어린양의 혼인 날 (묵시 19,1-2.5-7) 할렐루야! |